마음fore.

2026년 8월 6일 목요일

민약사의 마음 건강 이야기

사랑하는 이의 곁을 온전히 지킨다는 것

민약사·2026.07.22·조회 0

사랑하는 가족의 투병 과정을 지켜보며 느끼는 무력감과 슬픔은 누구에게나 참 아픈 일입니다. 하지만 곁을 지키는 당신의 따뜻한 마음만으로도 그분께는 큰 위로가 되고 있음을 기억해 주세요.

아버지가 처음으로 자신의 두려움을 내비치셨을 때, 제 마음은 크게 흔들렸습니다. 평생 강인하셨던 아버지가 병마 앞에서 나지막이 건네신 질문에, 저는 지혜로운 대답 대신 어설픈 부정으로 그 두려움을 덮으려 했습니다. 그것은 사실 아버지께 드리는 말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한 저 자신의 공포를 향한 외침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른이 된 자녀가 겪는 가장 당혹스러운 순간은, 나를 지켜주던 거대한 나무 같던 부모님이 서서히 작아지는 모습을 마주하는 때일 것입니다. 평생 답을 주시던 분이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고, 나를 이끌던 분이 나의 손을 잡고 의지하게 되는 역할의 역전. 그 과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프고 낯선 경험입니다.

가족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슬픔을 견뎌냈습니다. 누군가는 꼼꼼하게 일정을 챙기고, 누군가는 영양식을 고민하며, 또 누군가는 그저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두자고 말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모두는 각자의 언어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든 확실한 무언가를 붙잡으려 애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아버지를 낫게 하려는 노력보다 그분의 삶을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드는 데 집착했습니다. 하지만 곧 깨달았습니다. 상황을 통제하려 할수록 마음은 더 지쳐갔고, 그저 일어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아버지의 곁에 온전히 머물 수 있었습니다.

병원 앞 금연구역에서 버려진 꽁초를 찾아내 아이처럼 좋아하시던 아버지를 보며 웃음이 터졌습니다. 그 순간 아버지는 환자가 아닌, 그저 유쾌한 나의 아버지였습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이가 아플 때 증상이나 치료에만 집중하기 쉽지만, 정작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해결책보다 그들의 본모습을 기억해 주는 따뜻한 시선일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흐르며 불쑥 떠오르는 어린 시절의 평범한 기억들은 저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아프기 전 함께 자전거를 타던 소소한 순간들이야말로 제가 간직해야 할 진짜 모습이었습니다. 슬픔은 때로 분노나 짜증이라는 낯선 옷을 입고 찾아오기도 하지만, 그 또한 우리가 서로를 깊이 사랑하기에 겪는 마음의 몸살임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곁을 지키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길 끝에서 우리가 남기는 것은 완벽한 간호가 아니라, 그저 끝까지 곁을 지켰다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 지금 혹시 사랑하는 이의 아픔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고 계신가요? 당신이 그저 그곳에 머물러 주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사랑은 이미 충분히 빛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전문 의료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에 대한 궁금증이 있으시면 반드시 담당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