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fore.

2026년 5월 7일 목요일

민약사의 마음 건강 이야기

부서진 틈 사이로 스며드는 다정함

민약사·2026.04.28·조회 0

늘 강해야 한다는 짐을 지고 살아온 당신에게 위로를 건넵니다. 때로는 멈춰 서서 스스로를 돌보는 것이 가장 큰 용기입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언니는 제게 가족의 마지막 강한 사람이 되어달라는 말을 건넸습니다. 그 말은 칭찬처럼 들렸지만, 제 마음 한구석에서는 도망치고 싶은 충동이 일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저는 누군가를 지탱하기 위해 늘 강한 사람이 되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여섯 살 무렵, 어머니의 방문 앞에서 거절당했던 기억은 제게 뼈아픈 교훈을 남겼습니다. 저는 엄마에게 너무 많은 존재가 되지 않으려 스스로를 돌보는 법을 익혔습니다. 그날 이후 집안의 분위기를 살피고 동생을 돌보며, 엄마의 감정까지 책임지는 어른스러운 아이로 자라나야 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저는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배우이자 학자로, 또 두 아이의 엄마로 완벽해 보이는 삶을 쌓아 올렸지만, 사실 그 안에는 내가 멈추면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몸이 먼저 한계라는 신호를 보내왔습니다. 동생이 힘든 일을 겪었을 때 평소처럼 강한 모습을 보이려 했지만, 갑자기 온몸이 차가워지고 극심한 피로가 밀려왔습니다.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그 순간, 저는 비로소 ‘오늘은 멈춰도 된다’는 몸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놀랍게도 제가 나서지 않아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동생은 스스로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냈고, 저는 타인을 향한 무거운 책임감에서 한 발짝 물러설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짊어졌던 짐이 사실은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스스로 만든 굴레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헤밍웨이는 세상이 모두를 부수지만, 그 부서진 틈 사이로 많은 이들이 더 강해진다고 말했습니다. 저 역시 무너지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진정으로 강하다는 것은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나약한 나 자신을 인정하고 잠시 멈춰 서는 용기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지금 혹시 누군가를 위해, 혹은 가족을 위해 당신의 마음을 꾹꾹 누르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나요? 당신이 짊어진 짐을 잠시 내려놓아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이기 이전에, 그 자체로 온전하고 소중한 사람입니다. 오늘 하루는 당신의 마음이 원하는 대로, 조금은 느리게 쉬어가는 시간을 선물해 보세요.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전문 의료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에 대한 궁금증이 있으시면 반드시 담당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하세요.